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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롭테크가 바꾸는 세상

관리자 날짜 2021-05-01 조회수 63

국내 주택과 토지 공급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직원의 땅투기로 나라가 들끓고 있다. 숨만 쉬면서 22년간 월급을 모아도 살까 말까 한 서울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은 자연스레 분노로 이어졌다. 주거 안정은 국민 개개인과 모든 가정이 추구하는 첫 번째 경제적 목표임이 틀림없다. 이런 위기에는 프롭테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프롭테크 기업의 성장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가격변동률은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월 2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국 0.24%, 수도권 0.28%, 지방 0.19% 등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5%를 기록했고, 강남 3구의 경우 강남구 0.08%, 서초구 0.07%, 송파구 0.09%로 2월 대비 상승률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강세다. 최근 보유세 부담과 시중금리 상승 추세 등으로 젊은 세대의 매수세가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거에 대한 인식과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도심의 주택이나 콘도미니엄을 팔고 통근 가능한 교외로 이사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원격근무와 원격교육의 확산으로 도심의 집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고,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교외의 한적한 삶을 추구하는 중산층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주택가격지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택 건설 관련 주식과 홈데포 같은 인테리어 주식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욱 주목받는 기업은 바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프롭테크 기업들이다. 프롭테크는 부동산을 뜻하는 ‘Property’와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를 결합한 단어로 주로 부동산업종의 ‘기술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을 말한다. 이 같은 프롭테크 기업의 부상은 산업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글로벌 부동산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면서 미래 성장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 2000년부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을 바탕으로 다수의 프롭테크 기업이 탄생해 전 세계적으로 프롭테크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 기업으로는 에어비앤비, 질로우, 위워크 등을 꼽을 수 있다. 유럽에서도 2009년 영국의 부동산 포털 스타트업 주플라(Zoopla)가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면서 프롭테크에 대한 창업과 투자가 본격화되었다. 현재 프롭테크 기업 중 20여 곳이 유니콘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프롭테크 투자금액은 2011년 1억8,000만 달러에서 2019년 91억 달러로 증가했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전후 미국 주택가격지수 변동률>

(출처 : 인포맥스)

 

프롭테크 기업의 부상은 북미 지역뿐 아니라 국내시장에서도 크게 각광받고 있는 모습이다. 2021년 3월 기준, 국내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누적 투자금액은 1조 5,800억원에 달하며, 이들 기업의 매출액 합계도 7,085억원에 육박한다. 아직 국내 프롭테크 기업의 매출은 공유 주택, 주택 중개, B2C 서비스에 집중되어 있지만 향후 건물 임대 관리, 부동산개발사업 등 대규모 부동산 섹터로의 확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누적 투자금액을 중심으로 국내 프롭테크 기업의 순위를 살펴보면 2,28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부동산 매물 정보 검색 서비스업체 직방이 1위를 차지했다. 공유 오피스 사업을 하는 패스트파이브가 IMM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의 투자를 받아 누적 투자금액 750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3위 역시 공유 오피스 사업을 펼치는 스파크플러스(약 600억원 투자 유치)다.

 

<프롭테크 밸류체인별 국내외 기업 사례>

(출처 : JLL, 삼성증권, 첨부파일 프롭테크_삼성증권.PDF 4p)

 

이 밖에 투자금액 순위에 올라 있진 않지만 젊은 신혼부부 중심으로 급성장한 ‘오늘의집’이야말로 프롭테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버킷플레이스사의 인테리어 플랫폼 서비스다. 셀프 인테리어 관련 정보 공유로 시작해 인테리어 소품 판매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한 모습을 보면 거대한 프롭테크 시장과 그 확장성에 무릎을 치게 된다. 2014년 인테리어 콘텐츠 미디어 커머스로 시작한 오늘의집은 시리즈 A·B의 벤처 투자를 받아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110억원에 이른다. 거래금액은 2018년 250억원, 2019년 7월 1,900억원을 달성했고, 2020년 7월까지 총누적 거래금액 7,0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1,500만 회를 넘어
섰고, 인테리어 사례 100만 건, 제품 테크 100만 개, 입점 브랜드 2,000여 개로 지금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현재 오늘의 집 이용자의 50% 이상이 35세 이상이다. 신혼부부 중심의 초기 이용자 구조에서 빠르게 탈피하며 지난해에 연매출 800억원을 달성했다. 오늘의집은 향후 한국을 대표하는 프롭테크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대표 프롭테크 질로우의 눈부신 성장

 

국내 대표 프롭테크 기업의 플랫폼 서비스로 오늘의집이 꼽힌다면 미국 부동산업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질로우(티커:Z)는 미국의 대표적 프롭테크 기업이다. 미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는 2020년 연간 매출액 33억 3,000만 달러를 달성해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주당순이익도 0.2달러로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국내 1세대 프롭테크라 할 수 있는 직방과 다방 등이 부동산 검색 정도에 그치는 반면, 질로우는 부동산 중개와 집수리, 서류 준비, 임대, 대출, 3D 홈 투어까지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큰 차별점이다. 기존 부동산업계의 높은 중개수수료와 과다한 임대료 등을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밀레니얼 세대가 본격적으로 부동산 구매자로 등장하면서 미국 부동산시장이 급격하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온라인 시장 구매가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질로우의 서비스가 간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질로우 2018-2020년 분기별 영업실적>

(출처 : 삼성증권)

 

 

질로우의 사업 부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주택 거래 부문. 질로우 오퍼 브랜드로 주택을 구입해 리모델링 한 후 판매하거나 직접 집을 지으려는 고객에게 건설업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두 번째는 플랫폼 광고 사업으로 IMT(Internet, Media & Technology), 질로우 프리미어 에이전트(Zillow Premier Agent), 렌털 및 기타 부문으로 이뤄진다. 부동산중개사나 브로커의 광고, 건물주나 건설업자, 인테리어업자의 온라인광고 플랫폼 기능을 한다. 마지막은 모기지론, 모기지대출 기관 등을 광고하면서 광고 수익도 얻고, 모기지대출을 연결해주거나 직접 모기지대출을 실행한다. 여전히 부동산 중개나 공유 주택, 오피스에 머무르는 국내 프롭테크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주는 사업 구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15~2019 누적 가격 상승률>

(출처 : 이베스트투자증권)

 

요즘 같은 국내외 집값 폭등세를 보면 주택 구매의 ‘영끌’ 흐름에 나도 동참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영끌의 수혜는 부동산업자, 부동산중개사, 모기지대출 기관이 대부분 가져간다. 실제로 구매한 주택의 시세차익을 가지고 계산해볼 경우 막상 손에 쥘 수 있는 이익은 양도소득세를 제외하고 나면 얼마가 될지 생각해봤는지 묻고 싶다. 물론 거액의 레버리지를 이용해 단기적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부동산 투자의 매력이기는 하다. 다만 이런 모든 조건의 중심에 자리한 필수조건은 글로벌 저금리 환경이었는데 2021년 들어 글로벌국채 수익률로 대변되는 시장금리는 완연한 상승세에 들어섰다. 이와 함께 중국은 벌써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고, 우리 정부도 부동산 관련 대출과 세금 규제를 더욱 강화해나가고 있다. 부동산 투자의 핵심인 레버리지 투자에 부정적 환경이 본격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2020년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 주식시장의 가격상승률을 보면 삼성전자의 누적수익률이 강남 아파트의 대표 주자인 은마아파트 못지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식 투자의 단기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지만,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에서는 한국 증시에서도 불패의 신화, 강남 아파트에 필적할 수익률을 최근까지도 나타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기사를 읽었다면 더 이상 영끌을 통해 아파트 한 채에 전 재산을 올인하기보단 글로벌 부동산시장을 혁신으로 이끄는 프롭테크 기업의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 여기게 될 것이다. ‘미래의 삼성전자’가 될 기업이 글로벌 프롭테크 시장에 출현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렇지만 주식 투자의 기본인 3년 이상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원칙은 프롭테크 시장의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출처: ‘TWO CHAIRS’ Vol.48(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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